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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들려준 소설/입주예정자

50장. 공동체는 어떻게 변했을까

by 엽기통키 2026.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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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모든 것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다.

입주를 준비하며

매일같이 오가던 입주민 카페는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았다.

회의를 준비하던 사람들도,

늦은 밤까지 자료를 정리하던 사람들도,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자라났고,

단지 안에는 새로운 입주민들이 들어왔다.

처음부터 이곳에 함께했던 사람보다,

그 이후에 이사를 온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들에게는

생태육교를 만들기 위해 토론했던 시간도,

동번호를 바꾸기 위해 동의서를 받으러 다녔던 일도,

건설사와 수없이 협의했던 과정도

알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결과를 보고 입주했지,

과정을 함께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이 공동체의 자연스러운 모습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만들고,

누군가는 이어받는다.

하지만

이어받는 사람에게도

그 과정은 전해져야 한다.

과정을 잊는 순간,

결과는 너무 쉽게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다.

누군가는 말했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 아닌가요?"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 사람에게는

정말 원래부터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원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고,

서로를 설득하고,

때로는 양보하며 여기까지 왔는지를.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만은

사라지지 않았으면 했다.

공동체는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선택이 쌓여

비로소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공동체는

누군가의 작은 무관심으로도

조금씩 흔들릴 수 있다.

나는

그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함께 만들던 시간도,

조금씩 흔들리던 시간도,

서로 등을 돌리던 시간도.

그래서 이제는

공동체를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공동체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매일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오늘 누군가의 배려가,

내일 누군가의 양보가,

모레 누군가의 책임감이

조금씩 쌓여야만 유지될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 시간들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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