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진실의 주가

사라진 진실의 주가 – 피의 거래 [제 11장]

엽기통키 2025. 6. 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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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 퇴원, 그리고 침묵의 얼굴

 

7월 15일, 오전 8시 30분.
서울아산병원 VIP 병동 뒷문.
긴장한 경호원 2명이 주위를 살피며 외부 차량을 유도했고, 회색 밴 한 대가 주차장 쪽으로 슬쩍 들어섰다.

조용히 등장한 사람—김건히.

성형 부작용으로 입원한 지 9일 만이었다.
하얀 마스크와 챙 넓은 모자, 선글라스를 쓴 모습은 오히려 대중의 시선을 더 자극했다.

몇몇 기자들은 차량 번호로 김건히의 동선을 미리 예측했고, 퇴원 직후 병원 뒷문 앞에서 포착됐다.

“여사님! 청문회 불출석 해명해 주세요!”
“입원은 정치적 목적이었습니까?”
“계좌 맡기고 수익 나눈 게 사실입니까?”

김건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은 눈빛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은 그 침묵이야말로 가장 큰 대답이라고 느꼈다.

 

 

비공식 인터뷰 – 윤석룔, 입장을 흘리다

 

같은 날 오후.
보수 성향의 온라인 매체 <신정치>에 익명 칼럼이 실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조작된 진실과 이념전쟁의 반복이다.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청문회는 본질이 아니라 감정 쇼에 불과하다.
누가 정말 이 나라를 위한 판단을 했는지 국민이 묻기를 바란다.”

기자는 곧 이어 ‘윤석룔 전 대통령 측 핵심 인사와의 통화내용’이라며 아래 문장을 추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가 권력을 놓고 무고한 가족까지 도륙하는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무고한 가족’이라는 표현은, 언론과 여론을 정면으로 자극했다.
다음날 포털 검색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동시에 올랐다.

  • “무고한 가족?”
  • “윤석룔, 아직도 정치 중”
  • “청문회가 쇼라면 검찰은 뭐였나”

 

 

국민의힘 최고위 – 폭발하는 내부

 

7월 16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당대표 하영표는 모두발언을 짧게 마쳤고,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초반부터 격론이 이어졌다.

초선 의원 남태우는 강하게 말했다.

“계속 감싸면 당이 통째로 무너집니다.
당을 지키려면 '윤석룔-김건히'와 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의 발언에 주진오 의원이 정색했다.

“그건 당을 배신하는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의 뿌리입니다. 청문회 하나에 흔들릴 겁니까?”

하지만 중진 의원 이경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건히 리스크는 이제 당 전체의 짐이 됐습니다.
선 긋자는 게 아니라, 최소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겁니다. 방어만으론 못 버팁니다.”

침묵하던 하영표 대표가 조용히 정리했다.

“오늘부로 당의 공식 기조는 다음과 같이 조정하겠습니다.
‘개인의 법적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적 절차를 존중한다. 당과는 무관하다.’
이게 선 긋기는 아니지만… 정치적 거리두기입니다.”

주진오의 입꼬리가 씰룩거렸고, 몇몇 강경파들은 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그러나 그 회의실 안에서 누구도 윤석룔의 이름을 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언론, 민심, 그리고 폭풍전야

 

같은 날 저녁.
JTBC와 SBS, KBS는 일제히 톱뉴스를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김건히 퇴원… 외면한 질문들”
“윤석룔 측 ‘무고한 가족’ 언급… 여론 역풍 거세”
“국민의힘 내부, 김건히와 거리두기 공식화”

그리고 가장 파급력 있는 뉴스—
“특검, 2차 청문회 준비 중… 핵심 증인 추가 확보”

국민의 관심은 다시 국회로, 그리고 특검으로 향하고 있었다.
녹취록, 증인, 고발자, 그리고 마침내… 그날의 주가차트까지.

 

 

에필로그 – 숨는 자와 쫓는 자

 

서울 한남동.
윤석룔은 TV를 끄고 소파에 앉았다.
옆에는 여전히 퇴원 직후 피로에 지쳐 잠든 김건히가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이번엔… 끝을 예측할 수가 없군.”

 

 

당은 슬그머니 손을 떼기 시작했고,

권력의 방패는 녹슬기 시작했다.

그러나 특검은,

가장 강력한 카드 하나를 아직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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